221205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마지막


정말 마지막

모든 브랜치가 모이는 모습이 정말 마지막같아서 좀 슬펐다.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에서의 마지막 프로젝트가 12월 2일 마지막 릴리즈로 정말 끝이 났다. (팀원들이 동의만 한다면 아카데미 이후에도 서로 연락하며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싶긴 하다.) 아카데미에서 마지막 글을 쓴지 4개월이 지나고 처음 쓰는 회고인 것 같다. 아카데미가 다 끝나고서야 좀 더 자주 글을 쓰고 기록으로 남겨놓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다시는 없을 내 인생에서 큰 경험이었는데, 무슨 프로젝트가 그렇게 바빠서 일기한번 쓸 시간도 그렇게 없었나 싶다. 이제 2주뒤면 포항에서 모든 짐을 싸서 다시 대구로 돌아가야 하는데, 정도 많이 들었는데 너무너무 아쉬운 마음 뿐이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걸 보니 확실히 내게 이 1년이 좋은 경험이긴 했나보다. 최근 프로젝트때문에 밤샘이가 잦기도 했고, 축구 응원하느라 밤낮이 바뀌어 새벽감성에 오랜만에 이런 감정을 글로 남겨보려고 맥북을 켰다. 어쩌면 이 글이 내 블로그 ADA 섹션 마지막 포스팅이 될 지도 모르겠다.

1년간의 성장

8, 9월에 조금 나태해 지긴 했었네 하핫…


사실 정확히 말하면 3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정도 되는 기간이었지만, 뒤를 돌아보면 나 스스로가 정말 많이 노력했구나, 많이 성장했구나를 느낄 수 있는 한 해 였다.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전 깃허브도 제대로 다룰 줄 몰랐고, Swift의 S도 몰랐던 나였고, iOS 개발은 내 인생에 없는 옵션이었는데 (애플 아카데미가 아니었으면 평생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카데미에서 iOS 환경과 애플의 가치관에 대해 알게되고 지금은 그 매력에 푹 빠져 iOS 환경 개발 공부를 나름 재밌게 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 ‘프로토콜 지향 언어’라는 Swift의 특징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많이 당황했었다. 내가 아는 프로토콜은 네트워크 프로토콜이 전부 였으니 말이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프로토콜을 통해 델리게이트 패턴으로 코드를 모듈화 하고 있으니 스스로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혹자는 iOS 개발자라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절대적인 수치를 보지않고 3월의 나와 12월의 나를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 기울기가 큰 상승곡선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뭐 그것마저 내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다.)
개발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기획자와 디자이너와 함께 협업을 하는 부분에서도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학부생 때 학과 내에서 프로젝트를 해봤자 어차피 개발자들끼리하는 프로젝트일 뿐인데, UI/UX를 전공한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는 또 많이 달랐고, 나 또한 그런 부분에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누군가 앞에서 하는 발표

Mini Challenge 3의 발표 영상


두 번의 팀 프로젝트 발표와 두 번의 개인적인 발표 총 네 번의 남들 앞에서 무언가를 이야기 할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창업을 하던 시기에 거의 100번에 가까운 IR 피칭 경험과 교육 경험으로 누군가의 앞에서 발표를 한다는 게 낯선 경험은 아니었다.

Tip Of the Day 발표 영상


하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와 공유해 본 경험은 꼭 해보고 싶은 경험이 었는데 여기서 이룰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아카데미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컨퍼런스에 참석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 내가 좀 더 많이 성장을 하게 된다면 개발 컨퍼런스의 참석자말고 연사로도 꼭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 경험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그런 목표들이 있는데, 여기서 생긴 버킷 리스트들이 아카데미를 통한 경험으로 생긴 목표들이라서 여기서의 경험이 정말 값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프로젝트

마지막 프로젝트 이전에 총 3개의 협업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들이 있었는데, 이전에는 깃허브를 다룰 줄도 몰랐고, Swift에 대한 이해도도 낮아서 이번 프로젝트가 내 기준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적은 생의 첫 프로젝트 Pull Request


첫 번째로, 팀 컨벤션을 정하고 깃허브 Issue 작성과 이를 태그한 PR 작성을 통해 현업에서는 이런 식으로 협업을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기록을 남겨서 형상관리를 할 수 있다는 걸 체감해보니 왜 개발자들이 깃허브를 사용하고, 깃허브가 정말 그런 부분에서 잘 되어 있는 툴이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내가 어사인 한 Issue에 대한 태스크를 끝마치고 PR을 쓰다보면 내가 해냈다는 희열감을 느끼고 이게 개발의 매력인가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ㅋㅋㅋ

Team 8Bit 단체티 맞춘 날


두 번째로는 MBTI가 ENFJ인 내게는 팀원들간의 팀워크를 정말 중요하게 느끼는 데, 팀원들이 모두 나와 잘 맞는 팀원들이어서 프로젝트를 떠나서도 개인적으로 같이 노는 것도 재미있어서 더욱 재밌게 프로젝트를 끝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팔불출일 수도 있지만, 우리 팀이 정말 좋다. 같이 창업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팀원들이 모였다고 생각한다. 아카데미를 수료하고도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지내고 싶은 사람들만 모여서 더 좋은 것 같다. 프로젝트에 대한 욕심도 있지만 이 연결고리를 끊고 싶지 않아서 이 프로젝트를 사이드 프로젝트로 가져가서 계속 모임을 가지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마무리

12월 12일 Graduation Ceremony와 Graduate Showcase가 끝나면 진짜 끝이 난다.


새벽에 주저리주저리 두서 없이 쓴 글이라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 지 모르겠지만 결론은 아카데미 떠나기가 아쉽다는 거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몇번을 울컥했는지 모른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두번 다시 하기 힘든 경험이 아닐까 싶다. 이제 아카데미가 끝이나면 다시 취준 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텐데 모쪼록 올해의 마지막을 좋은 결과와 함께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2021. by hminkim